노동자 운동의 위기와 페미니즘 노동자 운동과 페미니즘 결합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들이 오가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기 전에 노동운동이 어떠한 상태인가를 진단할 필요가 있는데, 노동운동의 상태에 대해서는 대부분 위기라는 진단을 내린다. 그리고 위기에 대한 해결책은 다양하게 제시되지만, 처음의 질문과 결합되어 주로 다음과 같은 반응을 나타낸다. 어떤 사람은 노동운동의 위기는 페미니즘을 수용하면 해결되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하고, 여성운동을 고민하는 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의 만남으로 노동운동과 페미니즘의 결합을 이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노동운동과 페미니즘의 결합은 단지 눈에 보이는 문제 해결만을 위해 제시하는 것도 아니며 노동운동의 위기를 대충 땜질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때문에 이러한 질문은 하나(노동운동)에 하나(페미니즘)를 더 보태자는 것이 아니라 운동 전반의 성찰과 이념을 재구축하자는 측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운동의 위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노동운동이 왜 페미니즘을 고민해야 하는지, 현재 노동운동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인 노동조합 운동에서 그 인식의 수준은 어떠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1) 노동운동의 위기를 무엇으로 진단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 현재 노동자 운동이 위기라는 진단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자 계급성이 탈각되는 문제, 노동조합으로 조직률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 제대로 된 이념이 구축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 등 다양한 진단이 있다. 그 중에서 노동조합의 조직률이 떨어지는 것이 위기라 진단하는 경우는, 문제를 단지 수적인 열세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한다. 조직된 노동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그 노동자들이 어떤 정체성으로 어떤 구호를 외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이들이 자신들의 실리적인 이익만을 위해 조직되어 있다면 이는 운동이 아니라 이익집단에 다름이 없는 것이다. 또한 노동자 조직률이 낮았을 때에도 운동의 보편성과 대표성을 담보하는 상황에서는 위기라고 평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의 노동운동의 위기는 운동의 보편성과 대표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데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현실의 정세는 신자유주의가 가속화되어 노동자들의 경쟁과 분할의 양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는 법․제도적인 압박부터 운동의 노선까지 변화시키며 급속도로 침투하고 있다.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아니 늘어나다 못해 제도화되어 일반화되고 차별이 고착화되는 등, 임금 구조와 고용 관계가 점차 변질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그 비정규직의 70%가 여성 노동자라는 현실은, 그 동안 생소했던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노동권과 공백으로 남아 있던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어떻게 보장 할 것인가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1) 비정규직 철폐 운동 역시 이처럼 변화된 정세와 지형 속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는데, 그 초기 문제의식은 노동운동 혁신, 비정규직운동 주체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가지고 출발했다. 그러나 몇 년이 경과하면서 비정규직 철폐 운동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주체화에 대한 고민만 남았고, 그 역시 단순한 조직화나 기술의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나마도 정규직 운동의 모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인데, 비정규직 투쟁은 전체 투쟁에서 부문적인 문제, 비정규직 당사자만의 문제로 치환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하는 것 역시 미조직 노동자를 조직하는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도 민주노조 안에서 비정규직 비율은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이러한 경향은 전체 운동의 문제를 구조조정 저지(신자유주의 저지), 노동운동의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사고한다기보다 기존의 운동 방식에 비정규직 문제를 외삽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가 여기에서만 끝나는 것은 아니다. 아까 언급한 대로 비정규직의 70%가 여성이라면 여성 노동자에 대한 노동권 역시 고민되어야 하는데, 여성 노동자에 대한 문제의 해법 역시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 여성이 많은 사업장에서 많은 여성을 조직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거나, 방법적인 면에서 여성 친화적 조직화라는 접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여성 노동자의 문제는 단지 피해 받은 여성 노동자의 수가 많다는 것으로만 집중되거나, 여성 당사자만의 문제로 치환되어 왔다. 이는 기존의 노동자운동의 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조직화를 부각하는 입장으로, 여성 노동자에 대한 면밀한 고민이라기보다는 미조직 노동자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시각이다. 여성을 주체로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동원해야할 대상 그 이상 이하도 아닌 부차적인 존재로 보는 것이다. 비정규직의 문제, 여성 노동자의 문제가 전체 운동 안에서 하나의 의제로 외삽 되어 오고 있는 상황을 벗어나, 여성 노동자의 문제는 여성 노동자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 계급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는 것이 필요하다. 2) 노동운동이 왜 페미니즘을 고민해야 하는가 신자유주의 아래에서 보편화된 여성에 대한 공격을 인식해야한다. 비정규직에서도, 빈곤층에서도 여성이 더 많다는 것도 심각하지만,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의 양상이 모든 사람에게도 직면해 있기 때문에, 노동조합 안에서도 이러한 양상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화 된 비정규직 문제만을 보더라도 이미 오래 전부터 여성들은 불안정한 노동 형태에 직면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노동의 불안정화가 전 노동의 문제로 퍼지고 있다. 물론 그 안에서도 여성은 더욱 고통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도 여성들 먼저 비정규직화하고 그 이후에 그와 유사한 방식으로 점차적으로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것처럼, 신자유주의는 노동계급 내의 다양한 분할선과 공백지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데, 그 분할을 방관하면 우리 모두의 기본선이 무너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기본권 쟁취라는 측면에서도 여성문제에 대한 방관은 여지없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저임금․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 일하며 이중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타파하고, 여성 노동자가 당당한 권리의 주체가 되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여성 노동자가 온전히 노동자로 자신의 권리를 갖기에는 현실의 상황은 무척 척박하다. 노동운동은 페미니즘 문제에 있어서 공백이 존재하고, 주류 여성운동은 노동운동과 분리하여 운동을 만들어 가고 여성을 조직화하고 있다. 여성 노동자에게 페미니즘과 노동자운동은 둘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이처럼 양자가 분리된 현실은 여성 노동자의 주체화를 어렵게 만들고 여성 노동자를 갈등적 상황에 놓이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운동은 페미니즘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고, 특히 비정규직 철폐운동은 더더욱 면밀히 페미니즘에 대한 고민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여성운동 역시 이러한 분리 경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처럼 노동자운동과 페미니즘이 결합을 위해서는 양자의 혁신이 필수적이다. 3) 노동조합내의 페미니즘 인식 수준 - 여성 할당제, 성폭력 대책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 그렇다면 노동조합 내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인가를 살펴보면, 대부분 여성 할당제 문제에 대한 접근이나 성폭력 문제에 대한 대응 정도로 그치고 있다. 노동조합에서 페미니즘을 사회와 운동의 구조를 변혁시키는 문제로 고민하기보다는 단지 여성의 의제로만 접근하다 보니 단일 이슈 중심의 활동을 한다. 하지만 여성 할당제나 성폭력 논의마저도 온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 활동가들의 활동력 소진은 계속되고 있다. 성폭력 문제는 개별 사건을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처리하는 데에 급급해하고 있기에 페미니즘의 확산이라는 측면으로 발전되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처리 위주의 성폭력 문제 해결 과정이 여성 의제에 대한 남성 노동자들의 무관심과 침묵을 더 가중시킬 뿐이다. 할당제 역시 이로 인해 여성 대표가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조직 내 여성 사업이 그 할당비율만큼 확대되고 있지 못하고, 여성 대표는 여성의 이해와 요구보다 자신이 속한 정파의 이해관계를 대표하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 내에서의 모든 페미니즘 논의가 할당제만으로 좁혀질 우려가 있다. 현재 노동조합운동의 변화를 위해 어떤 여성 사업이 필요한가라는 고민과 과제는 미뤄진 채 할당제 시행을 위한 토론과 할당제를 채우기 위한 여성 조합원 교육과 사업에 모든 역량을 소진하고 있고, 앞으로도 소진될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 안에서 할당제에 집중된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 노동자 운동이 왜 페미니즘을 흡수하지 못 하는가 1) 신자유주의에 대한 인식 부재, 구조조정에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 신자유주의가 본격화되고, 구조조정이 전면화 되었을 때를 살펴보자. 이 과정에서도 신자유주의는 성별화 된 방식으로 노동자들을 공격해 왔다. 경제위기 초기에는 여성은 정리해고 일순위로 가정으로 되돌려 보내지거나 더욱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받으며 구조조정의 안전판으로 활용되어왔다. 최근에는 경제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직장과 가사의 양립을 전제로 값싸게 활용할 수 있는 인력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저출산․고령화라는 상황에 직면하자 정부는 여성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국가 성장 동력으로 양성하기 위해 여성 인력활용 방안을 도입하고, 여성의 사회참여를 지원하여 더 값싼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보육․가족 정책으로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육과 가사를 용이하게 한다는 명분 하에 파트타임, 변형시간 근로제 등의 유연한 노동형태를 제도화하고 여성에게 장려(?)되고 있는 상황은 노동 유연화를 정당화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배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운동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여성 노동자의 문제는 구조적으로 접근되지 못하고 단지 수치상으로 비정규직에서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많기 때문에 문제라고 취급되거나 여성 당사자만의 문제로 치환되어 왔다. 그러나 여성 노동자의 문제는 여성 노동자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 계급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어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성별화 된 구조조정의 측면을 인식하고 투쟁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조조정이 진행될 때에도 여성에게 먼저 시작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청소용역업무, 철도공사의 승무업무를 보더라도 업무의 외주화가 들어오는 경우에는 비핵심업무라는 이유를 들어 여성들이 집중되어 있는 업무부터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처럼 신자유주의가 가지는 성별화 된 공격 양식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함께 제대로 된 대응 양식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체제의 구조적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신자유주의 정책은 여성 노동의 무제한적 착취의 강화 뿐 아니라, 남성 노동자를 비롯한 전체 노동자 민중의 권리 후퇴를 가져온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2) 가족임금 이데올로기를 여전히 수용하고 있는 상황 성별화 된 구조조정에 대한 인식을 정확히 하지 못 하는데 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이는 노동자운동이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이라는 부르주아적 가족 모델을 적극 수용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의 근간이 된 것은 가족임금 이데올로기인데, 가족임금 이데올로기란 자본주의가 한참 발달하면서 산업화와 도시화 등의 변화와 함께 나타난다. 이 때부터 가족 모델은 핵가족화 방식으로 진행되고, 일부 대공장 중심의 기업별 노조가 가족임금 이라는 물적 기반을 성취하면서 남성=생계부양자, 여성=가사전담자(전업주부)라는 관념이자 이데올로기가 노동자계급에게도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실제 가족임금은 현실에서는 없지만, 이 가족임금 이데올로기는 곳곳에서 잔존하며 여성 노동자의 권리를 박탈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남성의 고용이 불안정할 때에는 여성을 가정으로 유폐하는 방식으로(경제위기 초 여성은 정리해고 일순위), 여성인력을 활용할 때에는 저임금․비정규직을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해 왔다. 이처럼 노동조합운동 역시 자본주의가 가족형태를 통해 구조화한 성별 분업의 영향으로부터 근본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노동운동과 페미니즘의 결합방안은 무엇인가 1) 노동조합의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 해체하고, 노동권과 여성권을 결합하는 새로운 노동자 운동의 이념과 전략 구축해야 한다. 기존의 노동권과 여성권을 분리하여 대응해온 방식에서 탈피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임금 이데올로기에 기반을 둔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에 대한 비판이 있어야 하고, 여성권과 노동권을 결합할 수 있는 실질적 전략과 실천이 필요하다. 우선 현재의 비정규직 철폐투쟁에 있어서 여성 노동자 입장에서 노동의 불안정화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비판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로 여성 노동자의 문제를 접근하는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성적차이에 기반 한 여성의 보편적 권리로서 노동권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2) 그리고 실질적인 재생산노동의 사회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현재는 재생산노동의 상품화를 통한 사회화(사회서비스 확충전략, 각 종 상품 개발 등)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이에 종사하는 재생산노동 노동자 (간병, 보육 등 대다수가 여성 노동자)의 노동권 확보 역시 요구해야 한다. 2) 아래로부터의 여성 노동자 주체화에 대한 기획 필요 현재 노동조합에서의 여성 노동자 주체화는 할당제 등 간부 중심으로 밖에 존재하지 못하고 있다. 할당제가 여러 한계를 내포하고 있음에도 할당제의 제한적 성과를 확대하는 방식을 통해 여성 할당의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성 노동자의 아래로부터의 주체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이 여성위원회-여성국, 여성대표들에 의해 제안되고 노동조합의 주요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여성 노동자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노동조합의 주요 요구로 만들고, 기존의 교육내용과 방식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노동조합 내에서 전반적으로 교육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여성들을 위한 교육도 모성보호․성폭력․할당제 등의 주제에 국한되어 있고 일회성에 그치고 있는데 기층 여성 노동자들까지 일상적으로 토론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다양한 고민과 내용으로 확대해야 한다. 3) 여성 활동가들 간의 사회운동적인, 초 정파적인 열린 네트워크 구조 마련 여성 활동가들 사이의 연대를 확장하고 노동조합 내외부의 여성 활동가들이 상호 지지대가 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노동조합의 상황에서 단지 여성위원회를 둔다고 해서 페미니즘에 대한 문제의식을 교류, 환류 할 수 없으며 그 지속성도 담보할 수 없다. 또한 외부 여성 활동가들도 노동조합 현장과의 괴리가 심해질 수도 있다. 노동조합이 자신들의 실리만을 추구하지 않고 사회운동적인 고민을 한다면 더 많은 열린 구조를 가져야 할 것이고, 더 많은 열린 의제들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여성 활동가들 간의 열린 네트워크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4) 2008년 100주년 3․8 여성의 날을 대중적 공동투쟁의 날로! 2008년 3․8 여성의 날은 100주년을 맞는다. 1908년 3월 8일, 미국에서 수만 명의 방직공장 여성 노동자들이 루저스 광장에 모여 10시간 노동제와 안전한 작업환경과 모든 이에게 참정권을 요구하였다. 그 이후에도 여성 노동자의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고 고통받고 있다. 이에 2008년 3․8 여성 노동자의 날을 맞아 3․8 여성의 날을 단지 형식적인 행사가 아니라 좀 더 대중적으로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폭로하고 노동권을 쟁취하기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3․8 여성의 날은 100주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여성의 문제를 내부에서 다양하고 근본적으로 제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비정규직 노동자와 여성 노동자가 명확하게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비정규직 안에서도 여성 노동자가 다수이고, 여성 노동자 안에서도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상황이지만, 현재 노동자 운동 안에서는 (정규직이 대다수인 노동조합에서는) 이 두 가지를 연결하여 고민하지 못하고 있거나, 연결하더라도 낮은 수준에서 고민할 뿐이다. 또한, 비정규직 철폐 운동 역시 여성 노동자의 문제를 사고하지 못하고 있고, 비정규직 철폐 투쟁만 열심히 하면 여성 노동자의 노동권이 쟁취될 수 있다고 본다. 본문으로 2) 만약 여성 노동자의 완전한 노동자성이 인정되는 사회라면 출산휴가는 주휴일과 같은 가장 기초적인 노동 기본권의 목록에 포함되었을 것이다. 출산휴가가 비록 여성만 사용하는 휴가라고 해도 여성 노동자가 노동자인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진다면 그 보편성은 조금도 의심받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임신․출산을 직․간접적인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사용주의 죄는 진정 사회의 기본 상식에 어긋나는 죄로 다뤄질 수 있을 것이다. - 김원정, 사회운동포럼 노동자 운동과 페미니즘의 결합을 위하여 2차 워크샵 발제문「일․가정 양립 논의에서 한국사회 노동자운동의 한계와 과제」중. 본문으로
노동자 운동의 위기와 페미니즘 노동자 운동과 페미니즘 결합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들이 오가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기 전에 노동운동이 어떠한 상태인가를 진단할 필요가 있는데, 노동운동의 상태에 대해서는 대부분 위기라는 진단을 내린다. 그리고 위기에 대한 해결책은 다양하게 제시되지만, 처음의 질문과 결합되어 주로 다음과 같은 반응을 나타낸다. 어떤 사람은 노동운동의 위기는 페미니즘을 수용하면 해결되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하고, 여성운동을 고민하는 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의 만남으로 노동운동과 페미니즘의 결합을 이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노동운동과 페미니즘의 결합은 단지 눈에 보이는 문제 해결만을 위해 제시하는 것도 아니며 노동운동의 위기를 대충 땜질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때문에 이러한 질문은 하나(노동운동)에 하나(페미니즘)를 더 보태자는 것이 아니라 운동 전반의 성찰과 이념을 재구축하자는 측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운동의 위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노동운동이 왜 페미니즘을 고민해야 하는지, 현재 노동운동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인 노동조합 운동에서 그 인식의 수준은 어떠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1) 노동운동의 위기를 무엇으로 진단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 현재 노동자 운동이 위기라는 진단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자 계급성이 탈각되는 문제, 노동조합으로 조직률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 제대로 된 이념이 구축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 등 다양한 진단이 있다. 그 중에서 노동조합의 조직률이 떨어지는 것이 위기라 진단하는 경우는, 문제를 단지 수적인 열세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한다. 조직된 노동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그 노동자들이 어떤 정체성으로 어떤 구호를 외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이들이 자신들의 실리적인 이익만을 위해 조직되어 있다면 이는 운동이 아니라 이익집단에 다름이 없는 것이다. 또한 노동자 조직률이 낮았을 때에도 운동의 보편성과 대표성을 담보하는 상황에서는 위기라고 평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의 노동운동의 위기는 운동의 보편성과 대표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데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현실의 정세는 신자유주의가 가속화되어 노동자들의 경쟁과 분할의 양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는 법․제도적인 압박부터 운동의 노선까지 변화시키며 급속도로 침투하고 있다.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아니 늘어나다 못해 제도화되어 일반화되고 차별이 고착화되는 등, 임금 구조와 고용 관계가 점차 변질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그 비정규직의 70%가 여성 노동자라는 현실은, 그 동안 생소했던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노동권과 공백으로 남아 있던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어떻게 보장 할 것인가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1) 비정규직 철폐 운동 역시 이처럼 변화된 정세와 지형 속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는데, 그 초기 문제의식은 노동운동 혁신, 비정규직운동 주체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가지고 출발했다. 그러나 몇 년이 경과하면서 비정규직 철폐 운동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주체화에 대한 고민만 남았고, 그 역시 단순한 조직화나 기술의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나마도 정규직 운동의 모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인데, 비정규직 투쟁은 전체 투쟁에서 부문적인 문제, 비정규직 당사자만의 문제로 치환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하는 것 역시 미조직 노동자를 조직하는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도 민주노조 안에서 비정규직 비율은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이러한 경향은 전체 운동의 문제를 구조조정 저지(신자유주의 저지), 노동운동의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사고한다기보다 기존의 운동 방식에 비정규직 문제를 외삽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가 여기에서만 끝나는 것은 아니다. 아까 언급한 대로 비정규직의 70%가 여성이라면 여성 노동자에 대한 노동권 역시 고민되어야 하는데, 여성 노동자에 대한 문제의 해법 역시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 여성이 많은 사업장에서 많은 여성을 조직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거나, 방법적인 면에서 여성 친화적 조직화라는 접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여성 노동자의 문제는 단지 피해 받은 여성 노동자의 수가 많다는 것으로만 집중되거나, 여성 당사자만의 문제로 치환되어 왔다. 이는 기존의 노동자운동의 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조직화를 부각하는 입장으로, 여성 노동자에 대한 면밀한 고민이라기보다는 미조직 노동자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시각이다. 여성을 주체로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동원해야할 대상 그 이상 이하도 아닌 부차적인 존재로 보는 것이다. 비정규직의 문제, 여성 노동자의 문제가 전체 운동 안에서 하나의 의제로 외삽 되어 오고 있는 상황을 벗어나, 여성 노동자의 문제는 여성 노동자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 계급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는 것이 필요하다. 2) 노동운동이 왜 페미니즘을 고민해야 하는가 신자유주의 아래에서 보편화된 여성에 대한 공격을 인식해야한다. 비정규직에서도, 빈곤층에서도 여성이 더 많다는 것도 심각하지만,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의 양상이 모든 사람에게도 직면해 있기 때문에, 노동조합 안에서도 이러한 양상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화 된 비정규직 문제만을 보더라도 이미 오래 전부터 여성들은 불안정한 노동 형태에 직면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노동의 불안정화가 전 노동의 문제로 퍼지고 있다. 물론 그 안에서도 여성은 더욱 고통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도 여성들 먼저 비정규직화하고 그 이후에 그와 유사한 방식으로 점차적으로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것처럼, 신자유주의는 노동계급 내의 다양한 분할선과 공백지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데, 그 분할을 방관하면 우리 모두의 기본선이 무너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기본권 쟁취라는 측면에서도 여성문제에 대한 방관은 여지없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저임금․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 일하며 이중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타파하고, 여성 노동자가 당당한 권리의 주체가 되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여성 노동자가 온전히 노동자로 자신의 권리를 갖기에는 현실의 상황은 무척 척박하다. 노동운동은 페미니즘 문제에 있어서 공백이 존재하고, 주류 여성운동은 노동운동과 분리하여 운동을 만들어 가고 여성을 조직화하고 있다. 여성 노동자에게 페미니즘과 노동자운동은 둘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이처럼 양자가 분리된 현실은 여성 노동자의 주체화를 어렵게 만들고 여성 노동자를 갈등적 상황에 놓이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운동은 페미니즘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고, 특히 비정규직 철폐운동은 더더욱 면밀히 페미니즘에 대한 고민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여성운동 역시 이러한 분리 경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처럼 노동자운동과 페미니즘이 결합을 위해서는 양자의 혁신이 필수적이다. 3) 노동조합내의 페미니즘 인식 수준 - 여성 할당제, 성폭력 대책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 그렇다면 노동조합 내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인가를 살펴보면, 대부분 여성 할당제 문제에 대한 접근이나 성폭력 문제에 대한 대응 정도로 그치고 있다. 노동조합에서 페미니즘을 사회와 운동의 구조를 변혁시키는 문제로 고민하기보다는 단지 여성의 의제로만 접근하다 보니 단일 이슈 중심의 활동을 한다. 하지만 여성 할당제나 성폭력 논의마저도 온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 활동가들의 활동력 소진은 계속되고 있다. 성폭력 문제는 개별 사건을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처리하는 데에 급급해하고 있기에 페미니즘의 확산이라는 측면으로 발전되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처리 위주의 성폭력 문제 해결 과정이 여성 의제에 대한 남성 노동자들의 무관심과 침묵을 더 가중시킬 뿐이다. 할당제 역시 이로 인해 여성 대표가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조직 내 여성 사업이 그 할당비율만큼 확대되고 있지 못하고, 여성 대표는 여성의 이해와 요구보다 자신이 속한 정파의 이해관계를 대표하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 내에서의 모든 페미니즘 논의가 할당제만으로 좁혀질 우려가 있다. 현재 노동조합운동의 변화를 위해 어떤 여성 사업이 필요한가라는 고민과 과제는 미뤄진 채 할당제 시행을 위한 토론과 할당제를 채우기 위한 여성 조합원 교육과 사업에 모든 역량을 소진하고 있고, 앞으로도 소진될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 안에서 할당제에 집중된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 노동자 운동이 왜 페미니즘을 흡수하지 못 하는가 1) 신자유주의에 대한 인식 부재, 구조조정에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 신자유주의가 본격화되고, 구조조정이 전면화 되었을 때를 살펴보자. 이 과정에서도 신자유주의는 성별화 된 방식으로 노동자들을 공격해 왔다. 경제위기 초기에는 여성은 정리해고 일순위로 가정으로 되돌려 보내지거나 더욱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받으며 구조조정의 안전판으로 활용되어왔다. 최근에는 경제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직장과 가사의 양립을 전제로 값싸게 활용할 수 있는 인력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저출산․고령화라는 상황에 직면하자 정부는 여성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국가 성장 동력으로 양성하기 위해 여성 인력활용 방안을 도입하고, 여성의 사회참여를 지원하여 더 값싼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보육․가족 정책으로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육과 가사를 용이하게 한다는 명분 하에 파트타임, 변형시간 근로제 등의 유연한 노동형태를 제도화하고 여성에게 장려(?)되고 있는 상황은 노동 유연화를 정당화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배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운동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여성 노동자의 문제는 구조적으로 접근되지 못하고 단지 수치상으로 비정규직에서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많기 때문에 문제라고 취급되거나 여성 당사자만의 문제로 치환되어 왔다. 그러나 여성 노동자의 문제는 여성 노동자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 계급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어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성별화 된 구조조정의 측면을 인식하고 투쟁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조조정이 진행될 때에도 여성에게 먼저 시작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청소용역업무, 철도공사의 승무업무를 보더라도 업무의 외주화가 들어오는 경우에는 비핵심업무라는 이유를 들어 여성들이 집중되어 있는 업무부터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처럼 신자유주의가 가지는 성별화 된 공격 양식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함께 제대로 된 대응 양식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체제의 구조적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신자유주의 정책은 여성 노동의 무제한적 착취의 강화 뿐 아니라, 남성 노동자를 비롯한 전체 노동자 민중의 권리 후퇴를 가져온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2) 가족임금 이데올로기를 여전히 수용하고 있는 상황 성별화 된 구조조정에 대한 인식을 정확히 하지 못 하는데 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이는 노동자운동이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이라는 부르주아적 가족 모델을 적극 수용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의 근간이 된 것은 가족임금 이데올로기인데, 가족임금 이데올로기란 자본주의가 한참 발달하면서 산업화와 도시화 등의 변화와 함께 나타난다. 이 때부터 가족 모델은 핵가족화 방식으로 진행되고, 일부 대공장 중심의 기업별 노조가 가족임금 이라는 물적 기반을 성취하면서 남성=생계부양자, 여성=가사전담자(전업주부)라는 관념이자 이데올로기가 노동자계급에게도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실제 가족임금은 현실에서는 없지만, 이 가족임금 이데올로기는 곳곳에서 잔존하며 여성 노동자의 권리를 박탈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남성의 고용이 불안정할 때에는 여성을 가정으로 유폐하는 방식으로(경제위기 초 여성은 정리해고 일순위), 여성인력을 활용할 때에는 저임금․비정규직을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해 왔다. 이처럼 노동조합운동 역시 자본주의가 가족형태를 통해 구조화한 성별 분업의 영향으로부터 근본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노동운동과 페미니즘의 결합방안은 무엇인가 1) 노동조합의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 해체하고, 노동권과 여성권을 결합하는 새로운 노동자 운동의 이념과 전략 구축해야 한다. 기존의 노동권과 여성권을 분리하여 대응해온 방식에서 탈피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임금 이데올로기에 기반을 둔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에 대한 비판이 있어야 하고, 여성권과 노동권을 결합할 수 있는 실질적 전략과 실천이 필요하다. 우선 현재의 비정규직 철폐투쟁에 있어서 여성 노동자 입장에서 노동의 불안정화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비판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로 여성 노동자의 문제를 접근하는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성적차이에 기반 한 여성의 보편적 권리로서 노동권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2) 그리고 실질적인 재생산노동의 사회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현재는 재생산노동의 상품화를 통한 사회화(사회서비스 확충전략, 각 종 상품 개발 등)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이에 종사하는 재생산노동 노동자 (간병, 보육 등 대다수가 여성 노동자)의 노동권 확보 역시 요구해야 한다. 2) 아래로부터의 여성 노동자 주체화에 대한 기획 필요 현재 노동조합에서의 여성 노동자 주체화는 할당제 등 간부 중심으로 밖에 존재하지 못하고 있다. 할당제가 여러 한계를 내포하고 있음에도 할당제의 제한적 성과를 확대하는 방식을 통해 여성 할당의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성 노동자의 아래로부터의 주체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이 여성위원회-여성국, 여성대표들에 의해 제안되고 노동조합의 주요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여성 노동자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노동조합의 주요 요구로 만들고, 기존의 교육내용과 방식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노동조합 내에서 전반적으로 교육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여성들을 위한 교육도 모성보호․성폭력․할당제 등의 주제에 국한되어 있고 일회성에 그치고 있는데 기층 여성 노동자들까지 일상적으로 토론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다양한 고민과 내용으로 확대해야 한다. 3) 여성 활동가들 간의 사회운동적인, 초 정파적인 열린 네트워크 구조 마련 여성 활동가들 사이의 연대를 확장하고 노동조합 내외부의 여성 활동가들이 상호 지지대가 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노동조합의 상황에서 단지 여성위원회를 둔다고 해서 페미니즘에 대한 문제의식을 교류, 환류 할 수 없으며 그 지속성도 담보할 수 없다. 또한 외부 여성 활동가들도 노동조합 현장과의 괴리가 심해질 수도 있다. 노동조합이 자신들의 실리만을 추구하지 않고 사회운동적인 고민을 한다면 더 많은 열린 구조를 가져야 할 것이고, 더 많은 열린 의제들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여성 활동가들 간의 열린 네트워크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4) 2008년 100주년 3․8 여성의 날을 대중적 공동투쟁의 날로! 2008년 3․8 여성의 날은 100주년을 맞는다. 1908년 3월 8일, 미국에서 수만 명의 방직공장 여성 노동자들이 루저스 광장에 모여 10시간 노동제와 안전한 작업환경과 모든 이에게 참정권을 요구하였다. 그 이후에도 여성 노동자의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고 고통받고 있다. 이에 2008년 3․8 여성 노동자의 날을 맞아 3․8 여성의 날을 단지 형식적인 행사가 아니라 좀 더 대중적으로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폭로하고 노동권을 쟁취하기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3․8 여성의 날은 100주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여성의 문제를 내부에서 다양하고 근본적으로 제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비정규직 노동자와 여성 노동자가 명확하게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비정규직 안에서도 여성 노동자가 다수이고, 여성 노동자 안에서도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상황이지만, 현재 노동자 운동 안에서는 (정규직이 대다수인 노동조합에서는) 이 두 가지를 연결하여 고민하지 못하고 있거나, 연결하더라도 낮은 수준에서 고민할 뿐이다. 또한, 비정규직 철폐 운동 역시 여성 노동자의 문제를 사고하지 못하고 있고, 비정규직 철폐 투쟁만 열심히 하면 여성 노동자의 노동권이 쟁취될 수 있다고 본다. 본문으로 2) 만약 여성 노동자의 완전한 노동자성이 인정되는 사회라면 출산휴가는 주휴일과 같은 가장 기초적인 노동 기본권의 목록에 포함되었을 것이다. 출산휴가가 비록 여성만 사용하는 휴가라고 해도 여성 노동자가 노동자인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진다면 그 보편성은 조금도 의심받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임신․출산을 직․간접적인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사용주의 죄는 진정 사회의 기본 상식에 어긋나는 죄로 다뤄질 수 있을 것이다. - 김원정, 사회운동포럼 노동자 운동과 페미니즘의 결합을 위하여 2차 워크샵 발제문「일․가정 양립 논의에서 한국사회 노동자운동의 한계와 과제」중.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