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의사들에게서 배우는 의료민영화 저지 투쟁 방향 의료영리화 반대 투쟁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던 의협은 2차 의정협의 결과 발표 후 국민들의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이런 의협의 태도는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일어난 의료민영화 저지 투쟁에서 지역 의사들의 역할과 대조적이다. 수만 명이 넘는 민중들이 참여한 이 의료민영화 저지 투쟁에는 '하얀 물결'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이 별명에 걸맞게 마드리드 의사들은 이 투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의사들은 의료재정 삭감이 공공의료 서비스 질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이를 반대하기 위해 마드리드 전문의 연합(AFEM)을 만들었고, 의료민영화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는 5주간 집단휴진을 단행했다. 또한 이들은 민영화 계획 중단 소송을 제기하였고, '하얀 물결'이 승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스페인 의사들의 투쟁 사례를 되새기자. 의사들은 정부의 원격의료 및 의료영리화 정책 철회 요구를 끝까지 견지해야 한다. 이는 적정한 진료 조건을 향한 의사의 정당한 요구일 뿐만 아니라, 민중 건강권 보장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보편적인 국민의 이해와 함께하며 광범위한 대중적 투쟁을 만들어가는 것만이 폭력적인 민영화 정책을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지난 3개월 간 쟁점이 되어온 박근혜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은 의사들의 집단휴진이라는 사태까지 만들어 냈다. 의사들의 이번 집단행동은 박근혜 정부의 의료정책이 얼마나 재벌만을 위한 정책인지 보여주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대정부투쟁을 선포하며 내세운 첫 요구안은 ‘원격의료 및 의료영리화정책’ 반대이다. 이는 의료계가 빠른 속도로 자본의 영향력 아래에 재편되어 가는 것에 위기의식을 느낀 의사들이 늘고 있음을 반영한다. 의사들은 정부의 원격의료 및 의료영리화정책 반대 입장과 이에 대한 철회 요구를 끝까지 견지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는 적정한 진료 조건의 보장에 대한 의사의 정당한 요구이고, 결국 이 요구는 민중들의 건강권 보장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료법인 간 인수합병 허용은 영리 네트워크 병원 설립을 위한 포석 제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은 이른바 ‘의료민영화 종합선물세트’라고 불릴 만큼 의료를 영리화•상업화시키는 다양한 정책을 포함하고 있다. ‘의료법인의 영리자회사 설립 허용’이 논란의 중심이 되어 ‘우회적 영리병원화’라는 비판과 함께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았지만, ‘의료법인 간 인수합병 허용’도 그것만큼이나 핵심적인 사안이다. 영리자회사를 통해 의료법인이 인수한 병원에서 이윤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법인간 인수합병 허용은 모든 이에게 재앙이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의사를 포함한 병원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된다. 영리자회사와 인수합병으로 형성된 영리 네트워크 병원은 고액의 진료비를 물리며 과잉진료를 하여 환자들의 건강과 가계재정을 모두 파탄으로 내몰 것이다.
2013년 12월 발표된 <보건의료분야 제4차 투자활성화대책>에 포함된 ‘영리법인약국 허용’ 조항은 재벌기업의 독점화를 부추기고 의약품 가격을 상승시키는 의료민영화 정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