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국제동향 | 2019.09.24

방사능 오염 대책 없이 후쿠시마 귀환을 강요하는 일본 정부

원수폭금지2019년세계대회 국제회의 발표문④

사카모토 메구미 후쿠시마대학 행정정책학과 교수
坂本恵・福島大学教授
 
※ 원수폭금지세계대회 참고 기사: <핵무기 없는 평화롭고 공정한 세계로!
- 원수폭금지2019년세계대회 참가기①> 
 
후쿠시마대학 교수인 사카모토라고 합니다. 국제회의 참가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환영의 인사를 말씀드립니다. 오늘 이 세션에서 도입 발언을 하신 여러 피폭자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히로시마·나가사키의 원폭 피해가 얼마나 말로 다하기 어려운 고통이며, 지금까지 74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피해자들이 어떤 피해와 차별을 받아 왔는지, 핵무기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비인간적 것이라는 점 등을 다시 인식했습니다. 핵무기의 존재와 그 사용은 어떤 이유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인류의 생존과 핵무기는 결코 양립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일본은 어떻게 국제 분쟁 속에서 무력을 행사하는 일 없이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나라를 만들 것인지, 어떻게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처럼 시민의 생명과 건강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을 때에 시민을 지키는 나라를 만들어낼 것인지, 결정짓는 분기점에 서 있습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도쿄전력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부터 8년 4개월 22일이 지났습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이 위치하고 있어 귀환곤란구역(歸還困難地域)이었던 후쿠시마현 후타바군 오쿠마마치에서 벌써 일부 피난 조치가 해제되었습니다. 인근의 후타바마치도 조만간 해제될 것 같습니다. 이들 지역은 방사선량이 여전히 매우 높은 상태입니다.
 
후쿠시마 피난 조치 지역의 변동상황 (출처:탈핵뉴스)
 
2015년 조사에서도 이 두 지역 주민들의 답변은 “(원거주지로) 돌아가겠다”가 약 10%에 그쳤고, “판단이 어렵다”가 20%, “돌아가지 않겠다”가 70%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미 피난 조치가 해제된 지자체에서는 초중등학교가 수업을 재개했으나, 사고 전 수백 명의 학생이 있던 학교에 현재 다니는 학생의 수는 한 자리 수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재개해도 신규 입학자가 하나도 없어 다시 폐쇄하는 사태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아동 수의 감소로 인해 재해지 지자체는 존폐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일본 정부와 후쿠시마현 당국은 “(원거주지로) 귀환하는 것이 곧 (지역)부흥”이라고 하면서 귀환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피난 지시를 해제한 지역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은 “개인이 책임져야 할 판단이다. 돌아오지 않는 사람은 모두 ‘자발적 피난’”이라며 피난자의 수 파악조차 제대로 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피난민의 피난처 주거비 지원을 잇달아 중단하며, 피난처의 공영 주택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에게 2배~6배의 비용을 청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생업과 수입을 잃고,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가운데 8년이 지나 정신적·경제적으로 내몰리고 있는 피난민들에게, 공공 교통시설·슈퍼마켓·의료기관·간병시설 등이 충분히 복구되지 않은 지역으로 돌아가라는 정책은 비인도적인 정책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기 중 방사선량이나 토양에 함유된 방사능의 문제는 여전히 심각합니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는 토양 오염의 통계 조사를 실시하지도 공표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핵발전소 사고를 낸 도쿄 전력이, 배상 제도의 근간인 대체적 분쟁해결(ADR; 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법원 소송 이외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분쟁해결방식.)에 따른 피해자와의 화해를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시민의 생명의 고귀함을 내버린 일본 정부는 국제적으로 지탄받아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피난처와 원래의 거주지 양자의 이중주민등록을 인정하는 정책입니다. 이를 통해 어디에 거주하고 있어도 시민에게 경제적으로 안정적 지원을 제공하여 존엄성 있는 삶을 보장해야 합니다. 후쿠시마에서는 이러한 정책을 나라에 요구하며 핵발전소 사고 피해자들이 싸우고 있습니다. 이 싸움에 전국적 지지를 보내주십시오. 여러분의 지지에 힘입어 개인의 존엄을 존중하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한편 2017년 7월, 세계는 시민이 주도하는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바로 2017년 7월 7일 뉴욕에서 채택된 ‘핵무기금지조약’입니다.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이 조약 체결을 성사시킨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반핵 운동에 오랫동안 헌신해 온 세계 시민의 운동입니다. 원폭 투하 경험 국가로서 일본이 핵무기금지조약에 동참하는 것은 세계의 흐름을 크게 바꿀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핵무기금지조약을 한시라도 빨리 비준해야 합니다.
 
또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2018년 4월 남북 대화가 성사된 이후 4차례 남북 대화가 있었고,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북미 정상의 직접 대화도 트럼프 미 대통령의 판문점 전격 방문까지 3차례에 이르렀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미국 항공모함 3척의 일본 배치 등을 겪으며 최고조로 높아지고 있던 긴장은 평화 대화 국면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과 러시아도 여기에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는 한국의 문재인 정권은 시민들의 ‘촛불혁명’ 이후 탄생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대화를 낳고 지탱하고 있는 것은 평화공존·핵무기 폐기를 바라는 각국의 광범위한 시민운동임을 누가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앉음으로써 일본 정부에 있어서 최대의 가상(假想) 적국이 사라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한국이 반도체 기술을 북한에 유출시키고 있다고 하는 미확인 정보를 선전하며,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을 구실로 한국과 중국을 가상 적국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일본이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과 호르무즈해협 개입 연합에 참가할 가능성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아베 극우 정권이 노리는 것은 전 세계에서 전투와 무력행사가 가능한 나라로 일본을 만드는 것입니다. 미국 주도 연합군이 중동 지역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7월 말 참의원 선거에서, 평화헌법 개헌을 주장하는 세력(여당)은 의석을 잃어, 불과 4석 차이로 헌법 개정 발의를 실시하기 위해서 필요한 의석 2/3 선을 차지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아베 극우 정권의 헌법 개정 야망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과 야당의 공동투쟁의 결과이며, 일본 정치는 본격적인 야당 공동투쟁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신의 임기 중에 개헌 발의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히로시마·나가사키의 피폭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두 번 다시 세상에서 그 누구도 핵무기의 참화를 겪게 하지 말자! 핵이 없는 새로운 세계를 위해 후쿠시마에서도 온 힘을 다하겠다는 결의로 발표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수폭금지세계대회의 '원전은 필요없다' 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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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평화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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