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군사옵션 실험
미국의 위험천만한 대북군사행동이 시작되었다. 23일 밤 B-1B 랜서 전략폭격기와 F-15C 전투기가 북한 동해 국제공역까지 비행하면서 직접행동을 벌인 것이다. 제 72차 유엔총회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연설한 트럼프는 한순간에 한반도를 선제군사옵션 실험장으로 만들었다. ‘막말과 협박’을 중단하고 예기치 못한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 있는 군사행동을 미국은 당장 멈춰야 한다.
 
전략자산 전개의 위험성
괌 기지에서 발진한 B-1B 랜서 전략폭격기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중 폭탄 탑재량이 가장 많고 유사시 두 시간 만에 한반도로 전개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핵폭탄·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수십 기나 탑재할 수 있어, 대량 살상과 파괴력을 일으키는 끔찍한 전략자산이다. 이와 같은 직접행동이 반복된다면 북한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태세를 갖출 수밖에 없다. 미국의 군사적 행동이 연습용인지, 실제 공격용인지 판단하기 어렵고 전략폭격기가 다량의 핵무기를 탑재했다는 가정 하에 최고 수위 대응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예기치 못한 충돌이 발생하게 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돌아가게 된다. 더욱이 10월 중순 미 항공모함 전단이 한반도 해역으로 출동할 예정이고, 북한의 추가 도발 시 더 강력한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한반도가 전장으로 바뀔 너무나도 심각한 상황이다.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미국의 군사행동을 원천봉쇄하고, 선제공격 옵션 폐기를 요구해야 한다. 물론 북한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할 뿐인 대북제재조치도 중단해야 한다.
 
한편 북한은 이번 일련의 사태를 ‘선전포고’라고 규정하고, 자위권을 발동하여 영해가 아니더라도 전략폭격기를 격추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태평양상에서 수소탄 시험이 가능하다"라는 강경발언으로 평화를 향한 방향전환 의사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실제 북한이 태평양상에서 수소탄 시험을 계획한다면, 수소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태평양까지 선박수송 후 시험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조짐이 보일 경우, 미국은 미사일 기지 외과적 타격·미사일 격추시도, 선박수송 제지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는 국지전을 초과하여 전면전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위험한 결과를 불러올 뿐이다. 결국 군비증강과 무력을 동원한 ‘강대강’ 대치는 더 강한 무기대응과 실질적 도발을 불러온다는 점을 북한과 미국 모두는 입증하고 있다. 현재 북한은 ‘일방적 피해자’가 아니라 한반도 핵전쟁 위험성을 높이는 ‘참여자’임을 깨달아야 한다.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미국은 한반도 핵전쟁을 위협하는 일체의 긴장고조 행위를 멈춰야 한다.
 
군사대응과 평화를 동시에 외치는 문재인 정부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전략폭격기 전개를 보고받았다고 한다. 군사적 충돌로까지 비화될지 모르는 미국 전략폭격기의 비행을 막아 세우지 않고, 한반도에서 대북군사옵션을 실험하는 미군을 용인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남한의 사드배치, 북미 간 갈등격화와 직접행동까지 파괴적인 끝을 향해서 치닫고 있다. 일본 아베총리는 “외교적 해결 방법을 우선하여 대화를 강조하는 것은 북한에게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군사옵션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는 한미일 군사동맹이 한반도 정세를 나아지게 하지 않는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평화를 외치면서 대북제재와 군사동맹에 동참하는 모순은 스스로 아무런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임을 고백할 뿐이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이제 정말 멈춰야 한다. 군사행동은 결국 충돌도 불사할 대립양상을 만들 것이다. 미국이 검토 중이라는 서울을 위협하지 않는 군사옵션은 한반도 내 국지전을 의미할 뿐이며, 추가 핵실험과 태평양 상에서의 수소탄실험은 더 넓은 대결구도를 양산할 뿐이다. 생명과 안전에 관한 민중의 민주적 통제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핵전쟁 위협은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배치된 사드를 비롯한 핵전쟁 대비 군비증강 시도를 철회하고, 미국에게 군사행동 원천봉쇄와 선제공격 옵션 폐기를 요구해야 한다. 한반도 민중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평화의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
 
 
- 미국은 한반도 전쟁위협을 즉각 중단하라!
- 한·미는 군사연습, 무력시위 중단하라!
- 대북적대정책과 제재를 철회하라!
- 사드배치 철회하라!
- 북핵·미사일 시험 중단하라!
- 한반도 관련국들은 일체의 군사긴장 고조행위 중단하라!
- 핵대결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
 
2017. 9. 26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