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시민여러분 반갑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다시 영광스런 광장에 섰습니다. 
작년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한 분노의 촛불이 이 광장에서 밝혀졌습니다. 10월 27일 박근혜 하야 촉구 첫 평일 촛불이 시작되었습니다. 10월 29일 토요일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촛불’ 무대가 청계광장에 올랐습니다. 그냥 모이자는 마음만으로도 3만명이 함께했습니다. 1차 범국민의 행동의 날이었습니다. 

1년전 그날, 우리의 역사가 장엄히 시작될 줄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11월 12일 처음으로 백만 넘게 모인 날, 12월 2일 청와대 앞 100미터까지 행진을 하던 날, 12월 3일 서울 170만, 부산 22만, 광주 15만, 전국 232만 명이 모여 국회의 박근혜 탄핵을 이끌었습니다. 우리는 하야크리스마스를, 송박영신 범국민행동까지 함께 했습니다. 12월 31일 촛불 참여인원은 이미 1천만 명을 돌파했었습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었고, 3월 10일 마침내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파면을 전원일치로 선고했습니다. 국민의 승리였습니다. 3월 31일 박근혜는 마침내 구속되었습니다. 그러자 세월호가 인양되었습니다. 4월 29일 "광장의 경고! 촛불의 민심을 들어라!" 23차 범국민행동을 끝으로 1700만명의 평화롭고 위대했던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분노로 모였으나 평화로웠고, 지혜로웠던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습니다. 당신들이 여기 함께 계시기에 민주주의의 역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촛불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한 날들에 다시 한번 깊이 고개 숙여 감사인사드립니다. 
 
지난 5월 촛불대선결과로 정권이 교체되었습니다. 박근혜정권 퇴진비상국민행동은 “새정부 출범은 촛불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입니다”라는 맺음말로 5월 24일 공식 해산을 선언했습니다. 박근혜퇴진이라는 역사적 소임을 다했기에 국민들에게 해산을 선언했습니다. 
뜨거웠던 겨울 한복판, 언 손으로 빚을 질까 걱정한 시민들의 성금이 모여 기록사업과 기념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는 오늘 기념대회를 시작으로 3월 10일 박근혜 파면일까지 촛불 백서 발간과 시민토론회, 학술토론회, 국제토론회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또한 여러분이 서 계신 이 광장에 촛불혁명을 기념하는 상징물을 남기려 합니다. 우리의 기록과 기념은 광장에 서 있었던 모든 날들의 기억과 경험을 모아 미래세대와 세계인들에게 불의한 세력을 몰아내고 민주주의를 되찾은 우리의 위대한 시간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1주년 기념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벌어진 점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촛불시민 여러분의 다양한 생각을 세심히 예상하고 고려하지 못한 저희의 책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논란 역시 슬기롭게 극복하리라 믿습니다.  촛불혁명 기간에도 우리는 수많은 크고 작은 논란 앞에 집단 지성을 발휘해왔습니다. 이번 논란도 전화위복으로 더 큰 단결의 계기가 되어 위대한 촛불혁명의 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1700만 국민들이 촛불을 든 것은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퇴진은 박근혜 한 사람의 퇴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특권과 반칙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해온 체제의 퇴진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광장에서는 헬조선으로 대변되는 한국사회를 대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모였습니다. 한국사회의 대개혁은 박근혜 이명박 정권에서 쌓아놓은 적폐를 청산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등의 일부 야당들은 적폐청산을 정치보복이라며 되려, 촛불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가 뒤집은 민주주의의 시계바늘을 제자리에 되돌리고, 부정부패의 깊은 뿌리를 뽑아내기 위해서 다시 촛불의 힘이 필요합니다. 
 
광장에서 외쳤던 정치개혁, 재벌개혁, 검찰개혁, 언론개혁, 공안기구 개혁의 목소리를 더 높여 주십시오. 노동자가 노동조합으로 단결할 권리를, 농민이 기본권을 묵살당하지 않고 식량주권을 지킬 힘을, 자신이 가진 어떠한 정체성으로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양심수가 감옥에서 나올 수 있도록, 원자력 자본에 의해 존엄과 안전이 위협받지 않는 탈핵의 시대를 앞당겨 주십시오. 새로운 정부의 시작과 함께 국정교과서와 성과연봉제가 폐기되었듯,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철저히 밝혀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중소상공인이, 빈민이, 밀양과 강정의 주민이 절망에 내몰리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를 함께 만듭시다. 
“처음으로 무언가를 하면 된다는 희망을 보았다.”라는 촛불세대의 오늘이 더 이상 헬조선이 아니길, 그래서 촛불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평화 없이 성립되는 민주주의는 없습니다. “그 어떠한 경우라도 이 땅에 전쟁은 안 됩니다.” 이것이야말로 그 어느 측도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의 가치이자 원칙입니다. 상대를 위협하고 파괴하기 위한 단 한 번의 군사적 공격도 이 땅의 수많은 목숨을 앗아갈 것입니다.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야말로 이 땅의 주인입니다. 한국민들의 동의 없는 어떠한 전쟁도 있어서는 안됩니다. 
촛불의 힘이 필요합니다. 그 동안 악화 일로의 길을 걸어온 남북관계를 제자리로 되돌려야 합니다.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 남북미 모두 군사행동을 자제하고 대화와 협상에 나서야 합니다. 전면적이고 과감한 정책 전환으로 당면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촛불 시민들은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탄핵도 해냈습니다. 70년 계속된 분단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일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가져오는 일, 너무나 절박하고 필요한 일입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곧 방한합니다.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한국민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 측의 핵 위협도 단호히 거부하며 한반도 핵 갈등은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도 지켜냈습니다.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는 일도 같이 해냅시다. 함성을 높여 주십시오. 우리를 위해, 우리 후대를 위해 ‘평화의 촛불’을 들어 주십시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대표발언
 
영상을 보고 나니, 참으로 감회가 새롭습니다.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촛불 항쟁의 첫 시작이었던, 민중총궐기투쟁본부가 주최한 10월 29일 집회 때가 생각납니다.
최순실 사건 이후,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모일 수 있을까’라는 저희들의 고민에 “걱정 말라”고 하듯, 무려 3만에 가까운 국민들이 모였고, 집회가 끝난 이후까지 참으로 완강한 투쟁이 전개되었습니다.
그렇게 무려 3만이 참여했던 첫 집회는, 이제 이후 벌어진 촛불집회들에 의해 ‘1700만 촛불항쟁의 서막을 열어젖힌 첫 집회’로 기록되었습니다.
 
참으로 위대하고 멋진 일이었습니다.
참으로 가슴벅찬 경험이었습니다.
 
그렇게 국민의 힘으로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켰고, 박근혜를, 그리고 그의 뒤에서 나라를 망치던 적폐세력들을 감옥으로 보냈습니다. 국민이 내려 친 분노의 쇠망치에 새누리당은 부서져 두 쪽이 났으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노동 개악은 철회되었고, 비록 아쉽지만 백남기 농민에 대한 명예회복과 진상규명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가로막혔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도 다시 시작되었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폐지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국민에 의해 사망 선고를 받은 적폐세력들이, 자유한국당을 만들어 필사의 저항을 하고 있습니다. 촛불의 파도에 떠밀린 저들의 필사적인 발악으로 국회는 식물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촛불의 힘으로 탄생했다고 자임하는 새 정부 역시 실망을 주고 있습니다.
대표적 적폐인 사드 배치가 강행되었습니다. 박근혜와 황교안의 사드 알박기에 면죄부가 발부되었고, 성주 군민들을 비롯한 이 땅 전체 국민이 이웃나라의 군사적 보복 위험에 노출되었으며, 최대 교역국의 경제보복으로 안그래도 어려운 민생이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전쟁불사의 박근혜 대북정책이 그대로 승계되며 이 땅의 긴장이 높아지고 남북관계는 답보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박근혜가 강행한 위안부야합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여전히 살아있고, 언제 파기될지 기약이 없습니다.
박근혜 정권에 맞서 민중총궐기를 주도했던 한상균 위원장과, 박근혜 정권 시기 부당한 민주파괴 행위에 피해를 입은 이들이 여전히 석방되지 못한 채, 박근혜와 함께 감옥에 있는 웃지못할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개 사료값만도 못한 쌀값과 개방농정에 따른 농민들의 신음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점 탄압과 여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 역시 변함이 없습니다.
 
여전히 남아있는 적폐들을 청산하고 사회 대개혁을 이루기 위해 계속 투쟁해 나갑시다.
당면하여, 우리 민중과 민족을 절멸에 이르게 할 전쟁의 언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운운하고, 무기를 강매하며 강도적 통상압력을 가하고 있는 미 대통령 트럼프의 방한을 저지 규탄하기 위해 11월 4일, 11월 7일에도 이곳에서 촛불을 듭시다!
그리고 11월 18일, 범국민대회에서,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 촛불 민의를 관철하기 위해 계속 투쟁합시다!
 
국민 여러분,
촛불 항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워 나갑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