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사업장의 최저임금 무력화 꼼수 규탄한다!
- 대한항공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연세대·고려대·홍익대 등 청소·경비노동자 투쟁을 지지한다
 
세밑을 불안함으로 보내고 새해를 절박함으로 맞이한 이들이 있다. 바로 비정규직 청소‧경비 노동자들이다.
12월 30일 대한항공 비행기 청소노동자들은 총파업에 나섰다. 이른 새벽 출근해 밤늦은 시간까지 단 한 사람이 20여 대의 비행기를 청소해야 한다. 이들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잠시 동안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일 해왔지만, 회사는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를 위해 수당을 삭감해버렸다. 아랫돌 빼서 윗돌괴는 꼼수를 부린 셈이다. 
연세대‧고려대‧홍익대 등의 청소·경비노동자들도 투쟁에 나섰다. 으리으리한 건물을 올리고 위용을 갖춘 대학 캠퍼스를 매일 수시로 청소하고 관리하고 있지만 정작 교내에선 발붙일 곳이 없어졌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용 절감이 불가피하다’며 청소·경비 노동자 퇴출이 시작된 것이다.
박근혜 탄핵 이후 촛불의 열망을 바탕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날 인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 역시 새 정부 하에서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은 언감생심이고 용역회사에 하청을 주는 것도 모자라 구조조정하고 알바를 쓰냐!”고 절규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형편이 좀 나아질 것이라는 꿈은 산산조각 나고 있다. 공공부문의 대표적 사업장인 공항과 대학에서도 이러한 실정인데, 앞으로 얼마나 많은 비정규직‧저임금 노동자들이 벼랑 끝에 몰리겠는가!
비정규직에게 비용 절감의 고통을 전가하고,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는 꼼수는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10월 최저임금위원회 어수봉 위원장은 “정기상여금·교통비·중식비 등은 최저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해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둘러싼 논란을 본격화시켰다. 지난달 최저임금 전문가 TF가 권고한 ‘최저임금산입범위 개선방안’ 역시 생활임금 보장을 위해 투쟁해온 노동자들의 성과를 깎아내리고 최저임금 제도를 후퇴시키는 개악시키는 수준이다. 
즉 정부가 나서서 사업주들에게 ‘최저임금은 인상되어도 다른 수당을 빼면 되니 버텨보라’는 신호를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각종 꼼수가 남발하고 있다. 스스로를 ‘번개 아줌마’라고 칭하는 대한항공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은 생애 최초 붉은 머리띠를 맸다. 20여 분 간 화장실 오물수거부터 객실청소까지 빨리 마치라는 재촉을 받으며 성실히 일했지만, ‘투쟁 없이 노동존중은 없다’는 사실을 총파업으로 알리고 있다. 연세대·고려대·홍대 등 청소·경비노동자들은 ‘학교 형편 어렵다는 핑계로 벼룩의 간을 빼먹겠느냐’고 일갈하며, 노조 할 권리와 생존권 사수를 위한 투쟁에 나섰다. 대한항공 사측과 연세대‧고려대‧홍익대 등 학교당국은 최저임금 무력화 꼼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나아가 문재인 정부는 공익성을 중시해야할 사업장에서의 최저임금 무력화 시도를 막고,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시도를 멈추어야 한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청소·경비 노동자들, 공항항만운송본부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 청소노동자들에게 힘찬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사회진보연대 역시 2018년을 승리하는 한 해로 만들기 위해 연대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2018년 1월 3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