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촛불집회 현장발언과 언론, SNS 등에서 현 국면과 1987년 6월에 대한 비교가 자주 등장한다. 87년의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는 취지의 발언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미완인 것인가? 박근혜 퇴진 촛불에서 1987년을 불러오는 담론은 이 지점에서 현재적 쟁점이 된다. 우리는 박근혜 퇴진을 외친 시민 주권이 어떻게 이어지고 확장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1987년을 재평가해보고자 한다. 그런 의미에서 1987년에 대해 “왜 광장에 나왔던 시민은 곧바로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는가?”를 물어보고자 한다. 
∙ 1987년 6월 항쟁과 789 노동자 대투쟁은 갑자기 분출된 것이 아니다. 70년대 말과 1980년 서울의 봄에서 폭발했던 민중운동이 신군부에 의해 일시적으로 억압되었다가 정권 중반부 유화국면을 계기로 다시 전열을 재정비해 다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중운동의 측면에서 1985년 구로동맹파업이 발생했고, 이념적 측면에서는 사회성격논쟁이 진행되면서 운동의 부활을 상징했다. 
∙ 그러나 투쟁의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집권군부세력은 6.29선언을 통해 타도대상이 아니라 개헌협상의 주체로 탈바꿈하고, 개헌은 정치권의 밀실협상을 통해 직선제 개헌에 머물렀으며, 노태우는 대선에 출마해 집권에 성공했다. 
∙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1987년의 민중운동의 한계와 교훈을 정리해보면, 정책적 측면에서는 민연정 구상의 구체화와 대중적 선전 실패, 조직적 측면에서는 국본의 낮은 합의 수준과 취약한 대중기반, 보수야당과의 관계 설정이라는 측면에서는 잘못된 정세판단과 과도한 의존 등을 지적해 볼 수 있다. 미완의 87년에 대한 평가 속에서 이념을 형성하고 과제를 도출했던, 한편으로는 87년이 만든 제도적 구성 속에서 물질적 기반을 갖춰 온 현재의 민중운동은 87년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적 이념과 광범위한 대중운동의 복원으로 87년 6월 항쟁과 그에 이은 789 노동자대투쟁을 오늘날 되살려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잠정적 문제의식이다. 또한 그 결과는 87년과 달라야 할 것이다. 
∙ 국회 탄핵안 가결 이후 투쟁의 2번째 국면을 열어가는 것이 급선무다. 박근혜의 구속, 박근혜 없이 추진되고 있는 박근혜 정책의 폐기, 재벌 총수에 대한 처벌 등을 요구하며 변화의 열망을 이어나가야 한다. 또한 87년의 노동자대투쟁을 상기해야 한다. 광장의 요구가 일터와 삶터로 확장되면서 더 많은 민주주의,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로 심화되어야 할 것이다. 고착화된 신자유주의적 노동체계 속에서 착취받고 배제되고 있는 노동자들의 요구와 조직화 시도에 주목해야 한다. 새로운 단계의 운동은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목차>

요약
1. 왜 다시 1987년인가? 
2. 개헌투쟁의 방향모색기: 1985년
(1) 1985년 신민당의 총선 승리와 개헌특위 제안
(2) 민중운동 내 주요 쟁점: 야당과의 관계설정
(3) 민중운동의 개헌투쟁론: 형성과 전개과정
(4) 민정당의 개헌특위 거부와 국면전환
3. 개헌투쟁 고조기: 1986년 상반기
(1) 투쟁의 대중적 고양
(2) 학생운동 : CA-NL 
(3) 노동자·농민·재야민주화 운동 
4. 개헌협상 실패와 호헌, 87년 6월 항쟁 
(1) 내각제 협상의 실패와 4.13 호헌조치까지 
(2) 국본의 결성배경과 한계
(3) 6월 항쟁과 6.29 선언
5. 87년 7-9월 : 6.29 이후 노선분화와 노동자대투쟁 
(1) 7,8,9월 노동자대투쟁의 폭발
(2) 노선 분화의 조짐: 군부독재 종식투쟁론과 군부독재 타도투쟁론
(3) 개헌협상
6. 87년 10월-12월 : 선거국면 노선분화와 군부 재집권 
(1) 후보단일화 논의의 경과
(2) 비판적 지지론
(3) 후보단일화론
(4) 독자후보론
(5) 군부재집권 및 사후 평가 
7. 총평: 1987년의 교훈과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