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로 점철된 아프간 전쟁을 당장 중단하라!


지난 25일 내부고발 민간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아프간 전 일지’(Afghan War diary)라는 문서를 공개했다. 문서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된 군의 비밀전문 9만 1천여 건에 대한 요약 보고서다.

보고서는 지난 9년간 진행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전쟁광들의 선전과는 다르게 얼마나 참혹한 학살의 과정이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에는 그동안 미군이 선별적으로 공개해온 정보에는 담겨 있지 않던 민간인 살상에 대한 자료가 144건이나 담겨 있다. 자살 테러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비무장 운전자를 사살하고, 어린이들이 탄 버스를 공격하고, 결혼파티에 박격포를 발사하는 등 미군과 나토군이 저지른 학살 만행은 입에 담기조차 끔찍할 지경이다.

이번 공개를 통해 지난 9년간의 아프간 전쟁이 학살로 점철된 침략 전쟁임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또한 ‘평화와 재건’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재파병 명분은 사라졌다. 이명박 정부는 파병 군인들을 침략과 학살의 들러리로 세우고, 군인들과 아프간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목숨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 지난 6월 30일 아프가니스탄의 한국 지역재건팀과 오쉬노부대가 머물게 될 본부의 공사 현장이 무장세력의 로켓 공격을 받은 것이나, 지난해 정부가 재파병을 결정한 전후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재건 사업을 벌이고 있던 한국 기업이 공격당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다시는 파병하지 않겠다’는 국민과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을 어기고 재파병을 강행한 한국은 탈레반을 비롯한 지역 무장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지역재건팀과 오쉬노부대를 당장 철수해야 한다. 그리고 명분 없는 침략 전쟁에 어떠한 형태로도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만이 더 큰 비극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자행한 잔혹한 학살 만행이 드러난 이상,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금 당장 아프가니스탄에서 진행되고 있는 침략과 학살을 중단하라.

2010년 7월 27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