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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논평 | 2016.11.22

우리는 이대로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가?

조선일보 사설 “결국 朴대통령 탄핵 절차로, 이제 법에 맡기고 인내해야”에 대한 비판

조선일보 사설 “결국 朴대통령 탄핵 절차로, 이제 법에 맡기고 인내해야”

“이제 다른 선택지가 없어진 이상 탄핵을 가(可)든 부(否)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최대한 혼란 없이 마무리 짓는 수밖에 없다. 우선 탄핵이라는 법적 절차에 들어가게 된 이상 최소한 야당은 장외(場外) 시위는 중단하는 게 옳다.”


“탄핵 정족수를 확보했다.”, “탄핵할 수 있다는 헌법학자들의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촛불과 국민이 사라지고 국회의원과 재판관들이 신문 기사 전면에 나섰다. 국회 탄핵 소추가 기정사실이 되자 발생한 일이다. 박 대통령이 퇴진을 거부한 가운데, 지난 주말 검찰이 대통령을 사실상 피의자로 규정하자 탄핵 방안이 탄력을 받았다. 탄핵 말고는 박 대통령을 퇴진시킬 방법이 없다는 현실론이 근거다. 탄핵은 국회가 주체가 되고,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으로 판결한다. 국민은 ‘여론’으로만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만약 국민의 요구가 대통령 한 명을 교체하는 것이라면 탄핵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탄핵 절차는 이미 2004년에 경험해 본 바도 있다. 재빨리 탄핵을 진행하고 제 정당의 일정에 따라 대선을 치르면, 다음 대통령이 뽑힌다. 그리고 이 모든 사태가 끝난다.



허전하다. 조선일보는 “적당히 촛불집회하다 국회에 맡기고 돌아가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퇴진은 지금 우리가 느끼고 있는 분노를 충분히 달래줄 것 같지 않다.

따져보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이대 입시 비리, 경찰에 의한 백남기 농민 살인, 최순실 국정농단, 삼성의 국민연금 로비, 세월호 7시간 사건을 망라한다. 백만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일련의 ‘사건들’이었다. 이것들은 박근혜 하나만 처벌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이럴려고 공부했나?” 외치며 촛불집회에 나오는 고등학생들을 생각해보자. 박근혜가 탄핵당해도 이들이 견뎌야 할 ‘헬조선’이라 불리는 불평등한 현실은 그대로다. 박근혜 퇴진을 외친 시민의 바람은 애당초 헌법재판소(헌재) 재판관 몇 명의 판결문으로 채워질 성질의 것이 아니다.

국회 탄핵 소추가 진행되는 과정은 우리에게 또 다른 절망의 시간일 수도 있다. 국회에서 탄핵 소추를 의결하는 것부터 헌재에서 판결이 나는 것까지 장애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차라리 탄핵하라!”라고 소리친 이유기도 하다.

청와대는 국회 임명 총리 제안을 철회할 것이라고 간접적으로 밝혔다. 이 경우 박근혜가 탄핵 소추 돼도 박근혜의 분신인 황교안 총리가 정부를 이끈다.

정말 복장 터질 일이다. 야당이 대선 전략을 짜며 탄핵 절차, 총리 선출을 두고 분열할 수도 있다. 또한, 새누리 비박과 보수 성향 야당 의원들이 탄핵 과정에서 이합집산하며 새로운 보수세력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이때부터 탄핵은 더는 박근혜 처벌이 아니라 차기 대선을 위한 정치놀음 대상으로 바뀔 것이다. 보수 성향이 강한 헌재에서 국민 눈치를 보다 적당한 시점에 탄핵을 부결시킬 수도 있다. 헌재 판결이 뒤집어져도 정치권이 개헌을 통해 헌재와 박근혜를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아서다. 탄핵은 결국 국민이 아니라, '정치공학'과 '법리'가 주인공이다.

예상컨대 탄핵은 과정부터 결과까지 우리의 분노를 달래기 어렵다. 몇 달간 우리가 본 한국은 박근혜 개인의 비리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청소년들의 미래를 꺾는 부익부빈익빈 체제, 국민종잣돈 국민연금을 강탈해 제 경영권 승계에 이용한 재벌 체제, 선거개입부터 폭력 살인까지 진실은 숨기고 국민은 짓밟는 공안통치체제, 북한 탓하며 국민 혈세로 전쟁 무기 수입만 일삼는 평화위협체제, 국민을 개돼지라 부르고 “가만히들 있으라.” 겁박하는 굴종 체제가 몇 달간 우리를 분노케 했다.

우리는 탄핵과 별개로 우리의 분노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길을 가야 한다. 촛불을 더 강하게 만들어 박근혜 체제의 해체를 주장해야 한다. 대선에서의 정치놀음이 목적인 조선일보와 국민의 길이 같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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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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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조선일보 탄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