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에 대한 사회운동의 대안
한국과 신흥시장에 불어 닥친 금융위기의 대안은 무엇인가?
한편 한국에서 IMF 이후 취해진 각종 자유화 조치를 전면 재검토하자는 것이나 전면적인 금융억압을 실행하자는 아탁의 제안 역시 금융세계화의 본질을 폭로하고 그들에게 주어진 특권적 권력을 조금이라도 빼앗아오기 위한 ‘정세적’(즉 제한적) 문제제기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파국적 위기를 낳는 금융메커니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곧바로 자본주의 경제가 안정과 번영을 구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0세기 후반 이후 미국의 이윤율은 장기 하락 추세에 놓여 있으며, 특히 2007-8년 금융위기 아래 이윤율은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졌던 1974-75년 이윤율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미국경제의 금융화는 이와 같은 이윤율 하락 추세의 결과로서 등장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 경제의 위기 메커니즘은 어떤 식으로든 다시금 폭발할 것이다. 즉 지금은 미국이 이윤율 하락 추세에서 미국 헤게모니에 기반을 둔 금융화 메커니즘을 통해 특권을 누린 ‘좋은 시절’마저 붕괴하고 있는 시기라는 것이다. 또한 최근 새로운 브레튼우즈 체제의 수립 문제가 종종 언급되고 있으나, 이미 1970년대 초반 브레튼우즈 체제가 사실상 해체되어 고정환율제가 붕괴하고 순수 달러본위제가 실행된 이후로 달러를 대체하는 새로운 세계 화폐제도의 수립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따라서 신자유주의의 위기는 곧 자본주의 문명의 위기를 뜻한다. 따라서 현재 사회운동이 요구하는 금융억압은 진정한 의미의 사회화, 노동자통제, 대안세계화와 같이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근본적인 대안으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