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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논평 | 2017.02.25

촛불 열망 역행하는
대권 레이스

기나긴 겨울이 끝나간다. 하지만 다가오는 봄은 안개로 가득하다. 야권 정치인 중 길을 어지럽히는 자들이 있다. 엉뚱한 길로 가는 이들도 있다. 촛불에 역행하는 대권 레이스가 펼쳐지는 건 아닌지, ‘박근혜 없는 박근혜 체제’의 지속으로 귀결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위태롭던 탄핵안을 가결시킨 것은 100개 도시를 메운 232만 촛불의 힘이었다. 게이트 물주 이재용을 구속한 것 역시 매서운 바람에 굴하지 않고 광장에 나선 시민의 힘이었다.

광장의 외침은 거짓말과 협잡으로 통치하던 권력의 성벽을 흔들었다. 시민을 ‘개‧돼지’로 여기고 굴종시키는 체제를 끝내자 했다. 공안 통치와 정경 유착으로 얼룩진 정치, 평화를 위협하는 체제를 바꾸자 했고, 부익부빈익빈을 심화시키는 재벌 체제를 엎자고 했다.



거꾸로 가는 대권 레이스

작금의 대권 레이스는 이런 열망을 담고 있는가? 별로 그렇지 못하다. 문재인, 안희정, 안철수 등 대권주자들은 촛불을 선별적으로 활용할 뿐, 퇴진행동의 적폐 청산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재벌 체제의 타파 역시 소극적이다. 부자에겐 더 많은 부를, 서민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신자유주의 정책도 폐기할 생각이 없다.

보름 전 안철수 의원은 ‘촛불 보이콧’을 선언했다. “광장의 주인은 시민”이란 말을 덧붙였지만 ‘중도층 공략을 위한 우향우’란 분석이 많다.

촛불 집회엔 출석하지만, 정책과 대안이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고위직 인사 60여 명을 포함하는 ‘10년의 힘 위원회’를 발족했다. 이 ‘십년’은 민주당 정치인들에겐 ‘좋았던 시절’이었지만 노동자에겐 빼앗기고 짓밟힌 시간이었다. 많은 시민이 일자리를 잃거나 비정규직이 됐다. 정리해고제와 파견법이 만들어졌다. 삼성 장학생들이 고위직을 장악하는가 하면, FTA‧이라크 파병‧미군기지 확장 등 실망스러운 일도 잦았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역시 ‘대연정’과 ‘선의’ 발언으로 세간을 시끄럽게 했다. 한편으론 보수 지지층에 러브콜을 보내고, 이에 대한 비판은 “오해”로 치부하며 이중플레이를 펼쳤다. 민주주의를 농단한 자들이 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천만 촛불은 ‘시민이 주권자’라는 선언이었고, 우리 삶을 피폐하게 했던 이들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었다. 촛불의 열망은 민주주의 농단 세력에 대한 단호한 처벌과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에 있지, 정치세력 간 타협에 있지 않다.



촛불의 열망을 잊지 말자!

대권 주자들은 국정교과서 등 일부 이슈를 제외하고는 사드 배치, 규제프리존특별법 등에 있어서 여야를 막론하고 입장차가 미미하다.

오늘 우리는 시민을 ‘개‧돼지’로 여기고, 빈곤과 실업의 나락으로 빠뜨리는 재벌 체제, 전쟁 위협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변화가 필요하다. 촛불의 열망은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시민 스스로 삶과 노동을 통제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었다. 다가오는 대선 정국이 이러한 꿈을 지워버리는 시간이 되어선 안 된다.

특검 연장과 부역자 처벌만이 아니라, 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대권 주자들의 대오 각성을 촉구하는 시민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촛불의 진의를 곡해하고 무시하는 이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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