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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논평 | 2017.03.03

조선일보는 왜 양비론을 들고 나왔나

탄핵 심판이 며칠 남지 않았다. 3월 4일 19차 촛불 집회는 박근혜가 물러나기 전 마지막 촛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헌재는 탄핵을 외친 주권자의 명령을 이행해야한다.

우리는 전무후무한 일을 해냈다. 오로지 시민의 힘으로 겨울동안 광장을 채웠고, 주춤거리던 탄핵안을 가결시켰으며, 민생 파탄과 박근혜 게이트의 공범인 삼성 이재용과 김기춘을 구치소로 보냈다. 특검은 촛불 민심을 잘 알았고, 주권자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었다. 헌재의 탄핵인용 결정 역시 주권자의 수많은 명령 중 하나일 뿐이다.



막장 드라마의 전말이 밝혀지자, 한국사회를 지배해온 자들의 민낯이 드러났다. 우리 삶이 망가지고 위축된 것은 나와 경쟁하던 이웃, 동료들 때문이 아니었다. 우리를 경쟁으로 내몰고, 탐욕과 사리사욕, 정경유착과 거짓 협잡에 물든 지배집단 때문이었다.

시민을 ‘개·돼지’로 여기고 굴종시켜온 검찰과 언론, 재벌 등 권력자들, 평화 염원을 짓밟는 색깔론, 청년들을 절망하게 만든 부익부빈익빈의 고리는 하나였다. 위대한 성취를 만들어 온 촛불 앞에, 여전히 복잡한 고리들이 남아 있다.

태극기집회와 보수언론의 협박

2월 28일 박근혜가 ‘박사모’에 보낸 ‘감사 편지’는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삼일절 총력전을 앞둔 우익 결집 호소는 박근혜가 헌법재판소에 할 수 있는 최대의 압박 카드였다.

물론 이것이 먹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겨우내 광장을 밝힌 촛불의 열망과 꺼지지 않는 분노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 삼일절 광화문엔 거대한 분리장벽이 세워졌지만, 늦은 밤까지 비를 맞으면서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시민들은 박근혜 구속, 재벌 총수 처벌, 적폐 청산 등 사회 변혁의 의지를 담아 소리쳤고, 소음과 폭력, 협박 등 집회 방해와 겨울비에 맞서 싸워야 했다.



물론 박근혜와 자유한국당의 노림수가 단지 탄핵 저지에 국한되진 않을 것이다. 이른바 ‘태극기 집회’로 기세를 올리고, 온갖 가짜뉴스를 통해 촛불에 대한 비하와 공포를 유발하는 게 저들의 단기적 목표다. 탄핵 인용은 불복하고, 선정적인 행동을 통해 박근혜 이후의 정치적 재기를 도모하는 것은 중장기적 목표다. 요컨대 정권이 바뀌면 반격하기 위한 세력 결집 과정이라 볼 수 있다.

벌써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 보수언론들이 부화뇌동하기 시작했다. ‘갈라진 민심’, ‘찬탄 반탄’, ‘충돌 직전 탄핵열차’라며, 연일 양비론을 꺼내든다. 이들은 인용이든 기각이든 헌재 판결에 승복할 것을 주문하며, ‘열흘간 집회를 모두 중단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광범위한 ‘촛불의 열망’을 비상식적인 ‘탄핵 기각’과 같은 위치에 놓으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촛불의 요구를 ‘탄핵’ 안에만 가두고, 이를 넘어선 사회 변혁의 요구를 억누르려는 속셈이다. 그들은 “탄핵을 끝으로 촛불의 요구가 완성되었다”며 궤변을 늘어놓을 게 뻔하다. 광장 민주주의에 대한 보수세력의 협박은 이미 시작되었고, 탄핵 이후에 더 강화될 것이다.



촛불은 계속되어야 한다

시민들이 18주 내내 촛불을 지킨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쟁취한 민주, 스스로 만든 ‘사회를 바꿀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서다. 공범 처벌과 탄핵을 일궈온 만큼, 삶을 지배해온 적폐들을 바꾸기 위해서다. 대통령이 바뀐다고 우리 삶이 모두 바뀌진 않을 것이다. 촛불에서 배운 성취를 삶의 전면으로 확대해야 한다. 두려움을 떨치고, 동료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전 방위적으로 확장시키자!

87년 6월 항쟁 이후 7,8,9월 노동자 대투쟁은 광장의 민주주의를 넘어선 공장과 일터의 민주주의를 만들었다. 겨우내 ‘하야가’를 부르며 봄을 맞이한 우리에게 새로운 노래가 필요하다. 삶과 일터를 바꾸는 노래, 우리 곁의 최순실 박근혜를 몰아내는 노래 말이다.

이제 우리의 일터와 학교, 박근혜 이후의 한국 사회를 바꾸기 위한 새로운 막을 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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