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민중건강과 사회

미국 사례로 예측해보는 영리자회사의 우울한 미래

작년 제4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의료민영화 논란이 일자 정부는 자신들도 의료민영화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책의 면면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볼수록 정부가 지향하는 것은 미국식 의료라는 것이 명확해진다. 신자유주의의 광풍이 몰아치던 1980년대의 미국에서는 영리병원 체인이 급속도로 세력을 확장해 나갔으며 의료복지예산은 삭감되었다. 그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고 비영리병원들은 영리자회사를 만들고 기업화가 심화되어 영리병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운영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 한국의 의료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려 한다. 영리자회사 허용은 이미 상업화 되어버린 의료법인이 철저히 자본의 논리에 따라서 움직이게끔 만들 것이다. 격화된 경쟁 속에서 환자들은 높은 의료비를 지출할 것이며 병원노동자들은 경영 위기를 핑계 삼아 호시탐탐 구조조정을 노리는 경영진의 압박에 고통 받을 것이다.
지난 2003~2008년 사이에 폴란드, 슬로바키아, 체코 등 중부 유럽에서 정부의 의료민영화를 막아낸 투쟁들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모든 국가에서 노동조합의 파업이 있었다. 체코에서는 100만의 노동자가 참여한 총파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6월 24일에 경고파업을 하였으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도 6월 27일에 1차 경고파업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노동조합으로서는 의료민영화를 기치로 걸고 하는 첫 파업이다. 노동조합들이 파업으로써 의료민영화 저지 투쟁의 선봉에 섰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민중들의 강력한 연대이다. 함께하여 우리 모두의 건강을 파괴할 의료민영화를 막아내자.


민중건강과 사회

선별급여,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대형병원과 민간보험사를 위한 로봇수술 선별급여 도입

선별급여 도입과 로봇수술 선정 과정은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으로 포장되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로봇수술의 비용효과성을 면밀히 따져서 판명하는 것도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선별급여 도입과 로봇수술 선정 문제가 보건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의료공급체계를 민간에게 맡기고 대형병원의 상업화와 이윤추구를 보장해왔다. 로봇수술과 같은 고가의 의료기기 도입에 있어서도 정부는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통제하는 장치나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오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병원들 사이에서는 최신 의료기기 도입이라는 군비경쟁이 치열해 졌고, 국민건강보험이 포괄하지 못하는 비급여 부분에 대한 민간보험사의 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결국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방치한 채, 국민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이라는 결과에 대한 땜질식 처방으로 나온 것이 ‘선별급여 도입과 로봇수술 선정’인 것이다.
선별급여 정책은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에 악영향을 끼칠 제도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선별급여 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의료 자본의 상업화와 이윤추구에 대한 통제 장치나 사회적 합의를 도외시한다면, 이번 선별급여 도입과 같은 논란은 계속 다른 형태의 제도와 그에 파생하는 문제로 재생산될 뿐이다.


민중건강과 사회

TPP, 민중 건강권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

TPP는 초국적 제약자본에게는 축복이, 민중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다. 의약품 특허와 관련한 조항들만 보더라도 TPP를 막아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특허권의 범위와 기간을 무차별적으로 늘림으로써 초국적 제약회사의 이윤을 보장하는데, 이는 약가 상승을 불러옴으로써 민중의 의약품접근권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킬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한미 FTA의 연장선상에서 TPP가 강화하고 있는 공공부문에 대한 공격과 민영화를 강제하는 조항들은 TPP를 막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박근혜 정부는 영리자회사 허용 및 부대사업 범위 확대, 원격의료 허용, 영리법인약국 허용 등 광범위한 의료민영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TPP는 한 번 허용된 의료민영화 정책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TPP는 박근혜 정부의 ‘민영화’라는 국내 정책을 더욱 공고히 만드는 대외 정책이다.
의료민영화 정책에 대한 광범위한 반대 여론이 형성되어 있는 것에 비해 TPP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경제 성장’, ‘수출 확대’라는 이름으로 자본의 이해관계만 강조되는 지금의 현실을 넘어서서 TPP가 실제 민중의 권리를 침해하는 측면을 널리 알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민중건강과 사회

의료민영화를 저지한 스페인의 ‘하얀 물결’

의료영리화 반대 투쟁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던 의협은 2차 의정협의 결과 발표 후 국민들의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이런 의협의 태도는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일어난 의료민영화 저지 투쟁에서 지역 의사들의 역할과 대조적이다. 수만 명이 넘는 민중들이 참여한 이 의료민영화 저지 투쟁에는 '하얀 물결'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이 별명에 걸맞게 마드리드 의사들은 이 투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의사들은 의료재정 삭감이 공공의료 서비스 질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이를 반대하기 위해 마드리드 전문의 연합(AFEM)을 만들었고, 의료민영화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는 5주간 집단휴진을 단행했다. 또한 이들은 민영화 계획 중단 소송을 제기하였고, '하얀 물결'이 승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스페인 의사들의 투쟁 사례를 되새기자. 의사들은 정부의 원격의료 및 의료영리화 정책 철회 요구를 끝까지 견지해야 한다. 이는 적정한 진료 조건을 향한 의사의 정당한 요구일 뿐만 아니라, 민중 건강권 보장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보편적인 국민의 이해와 함께하며 광범위한 대중적 투쟁을 만들어가는 것만이 폭력적인 민영화 정책을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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